아일랜드 사람들은 아일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변덕스러운 날씨만 제외하면 거의 천국과 맞먹는다나. 하루에도 사계절을 느낄 수 있다고 누군가가 말하면, 하루가 아니라 한 시간이라며 다른 누군가가 반박을 하기도 한다. 아닌 게 아니라 더블린 시내에서는 모피에 샌들을 신은 사람, 반팔에 털부츠를 신은 이상한 차림의 관광객들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일랜드인에게 날씨 이야기는 자신들의 나라를 자랑하기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곧 아일랜드의 날씨가 궂은 이유는 지상에 천국과 같은 곳이 있으면 공평하지 않기 때문
[image1]유럽 여행을 꽤 다닌 사람들도 ‘아일랜드’나 ‘더블린’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많지 않은 모양이다.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끈질긴 저항, 그리스를 이은 IMF 구제금융, 음악이 아름다운 영화 ‘원스’, 흑맥주 기네스 정도? 어떤 이들은 2010년 유럽 상공을 덮은 검은 재를 아일랜드와 연관 짓기도 한다. “화산이 폭발한 곳은 아일랜드가 아니라 아이슬란드입니다”라고 말하면, 한술 더 떠서 “아일랜드나 아이슬란드나 같은 데 아닌가?”라거나 “아일랜드는 스코틀랜드나 웨일스처럼 영국 아니야?”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도 한다